광장의 기억 3

 

제38주년 5·18민중항쟁 기념행사 전야제 시민난장 금남로 거리에서 (2018년)

광장의 기억 3

광주의 오월은 언제나 매웠습니다. 국민학교(초등학교) 시절 이유도 없이 집으로 빨리 돌아가라는 날에는 언제나 매웠습니다. 집으로 돌아가는 버스를 기다리며 소녀는 하염없이 매운 거리를 서 있어야 했습니다.

95년 오월, 금남로 거리에 전시된 그림들을 보았습니다. 누구의 그림인지도, 제목이 무엇인지도 모르는 그 그림들 속에는 울긋불긋 이상한 형체로 희화화된 사람들의 얼굴이 있었습니다.

그 얼굴들을 보고서야 그들이 범인이라는 것을 알 수 있었습니다. 학교에서도, 그 어디에서도 들을 수 없었던 이야기를 거리에서 만나게 되었습니다.

광장 주변의 높은 건물들과 나무 그리고 공중전화부스 지붕 위로 수많은 사람이 올라가 연단을 바라보며, 경청하고 함께 목소리를 외치던 그 현장에서 저는 연극을 시작하게 되었습니다.

글. 임인자 (편집장/발행인)

daeinza@hanmail.net


<5월 특별법 제정을 위한 35인 가해자 얼굴>展

1995년 일곱 번째 5월전 <5월 특별법 제정을 위한 35인 가해자 얼굴>展이 금남로에서 열렸다. 이 전시는 거리에 전시대를 설치하고 현장에서 가해자 35인의 얼굴을 그려가는 방식으로, 가능한 한 해당인물을 최대한 닮게 그리거나 또는 풍자와 유머를 가미하는 형식 전환을 시도하였다. 시민들의 반응은 폭발적이었고, 작가들도 본격회화작품을 벗어나 훨씬 ‘경량화’, ‘이슈화’ 시킨 전시구성으로 자칫 매너리즘에 빠지기 쉬운 거리전을 훨씬 탄력적이고 풍요롭게 하였다.

1995년은 8월 15일자로 광주 학살 및 내란음모에 대한 헌법상의 공소시효가 만료되는 시점이었다. 정국은 진상규명과 책임자 처벌을 둘러싸고 소용돌이쳤다. 정권에서는 급조된 광주비엔날레의 강행을 통해 광주의 분노를 무마하고자 하였다. 따라서 광미공에서는 5월전의 주제를 <5월 특별법 제정을 위한 35인 가해자 얼굴> 전으로 결정하지 않을 수 없었다.

배종민, <5월 미술과 광주전남미술인공동체>, 민주주의와 인권, 2005년 5권, 2호 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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